top of page

익숙한 언어를 낯설게 대면할 때

최종 수정일: 2023년 6월 26일



언어의 한계 __ 그릇


우리는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떠올리는 것들, 감정등을 언어로 표현할 때 가끔 한계를 느낄때가 있습니다.

언어뿐만 아니라 그림으로, 몸으로, 소리로 표현할 때도 내면의 것과 똑같이 표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가끔 이런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내 감정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만들고 나니 상상 한 것만큼 예쁘지 않다.”는 등 말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언어중에 마음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는 떠오르지 않고, 내가 사용한 재료는 머릿속 이미지와 똑같지는 않습니다.


상상한 것, 감동받은 것은 우리 내면과 머릿속에서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때로는 초월적인 완전함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언어나, 문자, 그림이나, 소리와 같은 그릇(이라고 표현해 봅니다.)으로 담아 내어지는 순간, 동시에 그릇의 한계 안에 갇히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른 관점의 이야기도 한번 꺼내보고자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그릇중 언어라는 그릇을 두고 예를 들어보자면,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뜻이 정확하지 않다거나, 내 생각을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자주 느낄까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 형상등을 우리는 가끔 체감하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우리는 그 그릇의 크기에 대하여 그리 답답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적절하게 의사소통을 하며, 전달의 어려움을 잘 느끼지는 못합니다.

왜 그런것일까?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언어가 가지는 의미, 사전적 뜻을 다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왜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 것일까? 언어의 그릇은 우리의 상상과 생각보다 분명 작을텐데, 왜 일상에선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것일까요?

혹시 우리는 언어의 그릇크기 만큼만 상상하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릇에 담을 정도만 표현하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닐까요?
아니, 어쩌면 그릇만큼도 표현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릇의 크기를 키우것은 어쩌면 언어를 창조하는 것과 같은 영역이라서 우리에게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릇 본연의 크기를 알고 활용하는 것은 관심과 노력으로 가능합니다. 우리가 쉽게 쓰는 언어에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뜻을 찾아보고 사용해 봄으로써 그릇의 크기만큼 표현영역을 키워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익숙한 언어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때

우리의 인식과 상상은 더욱 확장된다.


체토상 수업에서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언어의 의미를 살펴보고, 체득한 뜻을 통해 생각과 상상을 확장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여름 ] [ 여름 ]

 

여름은 어떤뜻을 가진 언어일까요?


‘열매가 연다’ 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봄은 꽃을 본다고해서 ‘봄’이고, 가을은 ‘가을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열매 맺은 곡식들을 거두어들인다는 뜻입니다.

겨울은 농사를 다 지어놓고 집 안에서 기거한다는 뜻으로 ‘겨슬(집에 계실)’에서 온 말이라고 풀이하는 어원 연구가 있습니다. 사계절 이름이 농경문화와 관련성이 깊은 것은 당연히 여겨집니다.

중국 한자의 憂(근심 우) 자는 여름 하(夏)에 마음 심(心)을 붙인 글자입니다. 농사지을 때 여름의 천둥, 번개, 폭우의 날씨는 농사꾼의 마음을 근심짓게 하기엔 분명한 요인입니다.

그러나 ‘여름짓는다’라고 한 한국인은 근심과 걱정보다는 폭염과 번개가 열매를 맺는데 필요하다 생각해서 열음(결실)을 여름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여름의 더위는 열매를 더욱 달게하고, 천둥과 벼락은 논에 비료가 된다는 것을 옛사람들은 알았습니다. 여름날씨의 폭정이 열매를 더욱 열매답게한다는 것을 알기에 열음(결실)을 여름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뜻으로 읽는 한국어사전-이어령」 참조.



 

뜨거운 햇빛과 소낙비 속에서 조용히 단단하게 열매가 자란다.

천둥이 칠 때마다 단맛이 스며든다.

사람의 삶도 고난 속에서 그렇게 열매를 맺어가고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여름을 짓는 사람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너희는 지금 어떤 계절을 살고 있니?"

"너희는 한창 여름을 짓고 있는 중인 것 같아. 너희 삶에서 단 열매를 짓게하는 뜨거운 햇빛과 소낙비는 무엇이니? 천둥과 같은 고난이지만 비료같이 여겨지는 일이 있었을까?..."

내 인생의 열매

정이현 (만11세)


바람부는 바닷가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며 휘날리고

바다소리와 색이 보이는 곳에 가고싶다.

내 인생의 여름이란 내가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열매를 맺기위해 지나가는 누구나 자신의 열매를 맺기위해 지나가는 과정.

내가 지나가고 있는 과정.

내 삶 속 여름, 작가

홍은재 (만11세)


내 여름은 작가다.

나는 여름을 건강하게 길러내기 위해서 늘 거름이 되는 소설을 짖고, 물이 되는 책을 읽는다.

나는 날마다 내 여름이 자라나는 것을 느낀다.

내가 제일 행복한 순간은 내 여름에게 거름과 물을 주는 일이기에

나는 오늘도 내 여름의 밭으로 향한다.

여름

김혜린 (만11세)


저에게 있었던 태풍은 캄보디아에 왔던 일이예요. 저는 여기에 오기전에 베트남에서 생활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엄마 아빠가 캄보디아로 간다고 하셨어요. 전 그말이 너무 힘들고 속상했어요. “나는 여기서 살고 싶은데”라는 생각도 했고, “난 여기에 친구가 더 많을텐데”라는 걱정도 했어요. 저는 그 일 때문에 많이 속상했어요.

하지만 저는 캄보디아로 오게되었고, 캄보디아 시엡림이란 곳에 적응을 잘 해 나갔죠.

저에게는 이 태풍이 정말 좋은 계기였어요. 처음 보는 사람과 친해지는 법도 알게 되었고, 더 행복해진 것 같아요.






[무지개] [무지개]

 

무지개는 어떤뜻을 가진 언어일까요?

독일어 : 레겐보겐(Regenbogen)- Regen (비) + bogen(둥근 아치)

영어 : 레인보(rainbow) - Rain (비) + bow (활)

불어 : 아르컨시엘 – 하늘의 아치(문)

중국어 : 홍(虹) - 벌레충(虫) + 공(工)


우리말의 무지개는 ‘물의 문’ 이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물 + 지게(戶)

여기서 지게는 사람이 드나드는 방문이라는 뜻입니다.

‘무지개’라 말하지 않고 ‘물의 문’이라고 말을 해보세요.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용궁,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이 생각납니다. 또 나니아 연대기 중 [마법사의 조카]에 나오는 중간세계의 연못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다른 세상으로 오고가기 위해서 인물들이 연못물을 통과하는 이야기 장면 말입니다.

물의 문이라 하니 왠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으로 상상이 됩니다. 용궁이나, 다른세계로 이어지는 중간세계의 문.

‘물의 문’ 너머는 꿈의 세계가, 상상의 세계가 그려집니다.

물의 문 너머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요?

사람의 마음과 보는 눈에 따라

무지개의 색깔 수가 달리 나타나듯이

물의 문 너머는 우리가 꿈꾸는 대로 다양한 세상이 그려집니다.



물의 문 - 무지개, 물에 잠긴 마을 사람들의 비밀

손예서(만11세)

아프세레나 사람들은 물에서 숨을 쉴 수 있다. 사람이 물에서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아프세레나의 마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었다.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게된 이유는 바로 물의 문 때문이다. 물의 문은 무지개이다. 이제부터 물의 문과 아프세레나 사람들이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게된 이유에 대하여 알려주도록 하겠다.

물의 문과 아프세레나 사람들에 관하여

100년 전 아프세레나는 물에 잠겼다. 아프세레나의 역사책에는 아프세레나가 물에 잠겼고, 당황했지만 옆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나와있다. 그리고 지금, 아프세레나 사람들은 물 속에서 숨을 쉬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나와있지만, 여기서 아프세레나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하여 물 속에서 숨을 쉬는 방법을 알아냈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이유는 물의 문 때문이다. 물의 문은 무지개를 뜻하는데, 물에 잠기고 나서 비가 온 것 때문에 아프세레나의 물의 수위가 더 높아졌다. 거의 비가 그칠 때, 마을 위에 무지개가 떴다. 아이들은 무지개를 건널 수 있고 건너면 다른 세상이 있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고 무지개가 걸려있는 산으로 올라갔다. 그 산은 아프세레나에 다녀간 많은 관광객들 중 아무도 정상에 올라가 본 적이 없다는 험난하고 높은 산이었다. 아무리 올라가도 무지개를 찾을 수 없자, 따라오던 많은 아이들은 지쳐 내려갔다. 하지만 앤드리아는 달랐다. 앤드리아는 꿋꿋이 산 위로 올라갔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 앤드리아는 많이 지쳐있었다. 가져온 물도 다 먹고 단정하게 위로 묶은 머리도 헝클어져 있었다. 앤드리아는 무지개를 보고 무지개가 이어져 있는 건너편을 보았다.

근데 신기하게도 건너편에는 아래에서 보지 못한 문이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땅도 없었다. 딱 그냥 문 하나였다. 앤드리아는 신기하면서도 겁이 났다. 앤드리아는 무지개가 정말 안전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옆에 있던 돌을 집어 던졌다. 돌은 무지개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다 밑으로 떨어졌다. 앤드리아는 조심조심 무지개 위로 걸어갔다. 앤드리아는 무지개 끝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문 안에는 1L 정도로 보이는 물이 있었다. 앤드리아는 그 물을 한 방울 마셨다.

"힘들게 가져온 물이니까 아껴마셔야지! 마을 사람들한테도 나눠줘야겠어."

앤드리아는 다시 물의 문을 건너 마을로 돌아왔다. 앤드리아는 마을사람들에게 산 정상에서 있던 일을 설명하고 물을 나누어 마셨다.

하루 뒤, 마을에는 신기한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들이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정확한 사실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앤드리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내려오는 이야기 일 뿐이다.

그 너머에 세계

김가현(만11세)


1. 첫번째 방문자


에밀리라는 한 소녀가 있어.

그 소녀는 차분하고 마음씨가 고왔지. 그리고 마음씨 만큼 얼굴도 곱고 예뻤단다.

그 소녀는 평화롭고 싸우지 않는 세계를 원했단다. 하지만현실은 그렇지 않았지.

그리고 어느날 밤 에밀리는 꿈을 꾸었어.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드림 도서관에 가서 문을 찾아서 그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라는 목소리가 들렸던 꿈이었지.

그래서 그 소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도서관에 가서 그 문을 열심히 찾았지 마침내 그 문을 찾았고 문을 열었어.

열어보자 평화로운 음악이 나왔고 사람들이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지.

맞아, 이 세계는 에밀리가 정말 원했던 세계야. 그리고 그 소녀가 이 세계에 첫 방문자이지.

2. 브라우니 마을에서의 최고의 할머니


브라우니 마을에 살면 모를 수가 없는 할머니가 있어.

그 할머니는 성품이 인자하시고 멋진 시를 쓰시는 분으로 유명해.

그 할머니께선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죽음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지.

그러다가 어느날 그날도 할머니께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에 갔어.

그런데 책장 뒤에 문이 있는거야. 호기심이 생긴 할머니는 문을 열어보았지.

아니 글쌔 그 안에는 할머니가 읽을 수 있는 수 많은 책들과 마음껏 그림을 그리며 즐길 수 있는 필기도구와 종이가 가득했어. 그리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브라우니와 커피도 있었지.

하지만 할머니는 이곳은 천국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죽어버렸다는 생각에 씁쓸한 웃음을 지었지.

어쨌든 이 할머니가 이 세계의 2번째 방문자야.

물론 에밀리와 할머니는 자신들처럼 문을 열고 이 세계에 들어온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것들을 가을하는 계절인 이 가을에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를 낯설게 바라보고, 새롭게 발견된 의미들을 가을하여, 우리의 언어그릇에 넘치도록 가득 담아보면 좋겠습니다.


글 | 꿈샘 김지아

조회수 173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bottom of page